"7년여 만에".. 서울 동부지역 특수학교 설립 확정

김승환 입력 2020. 4. 27.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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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청 "2024년 9월 개교 목표 설립 계획 공개" / 지역주민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체육시설도 지어

서울시교육청이 동부지역 특수학교인 동진학교 설립을 위한 중랑구 부지를 확정하고 2024년 9월 개교를 목표하는 설립계획을 공개했다. 중랑구를 포함한 동부지역은 서울교육청 11개 교육지원청 관내 중 유일하게 특수학교가 없는 곳이다. 이런 이유로 이 지역 장애 학생은 왕복 통학시간 3시간여에 걸쳐 다른 지역 특수학교를 오가는 상황이다.

서울교육청은 중랑구와 협조해 최대한 목표 일정에 맞춰 이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이지만 개교가 예정보다 늦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역주민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수영장 등 시설 설치가 동진학교와 함께 추진되면서 총 사업비가 증액돼 타당성 검사를 받아야 하는 데다 예정 부지 특성상 그린벨트 관리계획 변경 등 행정절차 이행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애초 지난해 초 중랑구 내 다른 부지로 확정되기로 했으나 주민편의시설 설치 계획이 추가되면서 예정 부지가 변경돼 사업 진행이 1년여 늦춰졌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왼쪽)과 류경기 중랑구청장이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특수학교 동진학교 설립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특수학교 옆에 수영장도 짓는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27일 오전 10시쯤 서울교육청 건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간 동진학교 설립 위치는 수차례 변경이 있었으며, 위치 선정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으나 중랑구와 협력 체계를 구축해 이번에 신내동 700번지 일대로 부지를 최종 확정했다”며 “아울러 학생, 주민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복합화시설 설치와 그 비용에 대한 중랑구와의 대응투자 방안도 확정했다”고 밝혔다.

서울교육청이 공개한 동진학교 설립계획에 따르면 중랑구 신내동 700번지 일대 1만2511㎡ 부지에 연면적 1만2000㎡ 규모로 설립된다. 지적장애 학생의 연령·단계별 교육을 위해 유치원에서 고등학교 과정까지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총 사업비는 토지매입비 108억원, 건축비 452억원(학교 302억원·복합화시설 150억원), 개발제한구역보전 부담금 131억원 등 총 691억원이다. 사업비가 500억원 이상인 경우 중앙정부의 타당성 검사가 필요하다. 올해 타당성 조사를 위한 사업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내년 타당성 조사와 투자심사를 마친 뒤 2022년 설계, 2023년 착공을 거쳐 2024년 9월 개교한단 게 교육청 목표다. 

동진학교와 함께 건립되는 복합화시설은 연면적 3550㎡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에 특수학교 학생과 관내 장애인, 지역주민이 이용할 수 있는 수영장, 평생교육센터, 체육관 등이 조성된다. 이 이설 건축비 150억원 중 60%에 해당하는 90억원을 중랑구가 대응투자한다. 류경기 중랑구청장은 “(동진학교 설립은)장애학생에게는 보다 나은 교육권과 재활교육 환경이, 지역주민에게는 곡 필요한 문화·체육 복합시설이 마련됐다는 점에서도 큰 성과지만 무엇보다 장애·비장애라는 구분을 넘어서는 특수학교 건립의 새로운 모델을 우리가 시작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동진학교가 들어설 서울 중랑구 신내동 부지 위치. 연합뉴스
◆“장애학생 부모도 복합화시설 원했다”

이번에 동진학교 부지가 확정된 건 설립계획 검토에 들어간 지 무려 7년여 만이다. 최성목 서울교육청 학교지원과장은 “2014년 서울의료원 부지 등에 설립 검토했다가 부지 부족 등 이유로 신내동 313번지 일대 설립으로 변경했고, 이 와중에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특수학교를 설립하고자 복합화시설 설치 안건이 올라오면서 더 큰 부지 확보가 필요해져 중랑구와 협의를 거치면서 이번에 확정된 신내동 700번지로 옮기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런 사정 때문에 수영장을 포함한 복합화시설이 동진학교 설립계획에 추가되면서 개교가 1년 이상 지연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장애학생을 둔 학부모 입장에서는 하루 빨리 지역 내 특수학교가 생기는 게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런 지적에 대해 교육청과 구는 복합화시설에 대한 수요는 지역 내 장애학생 학부모 측에서도 나온 것이라 설명했다. 류 구청장은 “특수학교에 수영장을 같이 건설한 사례가 대구에 있다”며 “장애학생 학부모님들이나 지역 주민분들이나 함게 수영장이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모아주셨다. 장애학생들이 운동을 하는 데 있어서 수영이 아주 좋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실제 장애자녀를 둔 중랑구 주민이기도 한 이현배 중랑통합부모회 감사도 “지역 내에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문화·체육시설이 없다”며 “따로 장애인 체육관을 짓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특수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이 찾을 수 있는 시설을 지을 수 있도록, 좀더 넓은 공간을 찾아달라고 했고 관련 면담 신청도 했다”고 말했다. 

서울교육청 측은 ‘특수학교를 빨리 짓는 것만큼 제대로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는 취지로도 설명했다. 최성목 학교지원과장은 “지난해 9월 개교한 나래학교나 올 3월 개교한 서진학교를 보면, 꼭 빨리 짓는 게 능사는 아니”라면서 “서진학교의 경우 개교했는데, 추가 학급개설 요구가 있었다. 동진학교의 경우 이전 예정 부지보다 넓은 부지를 확정한 만큼 이런 부분에 대한 대응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모든 구에 특수학교를 설립하겠다는 애초 서울교육청 정책방향이 제대로 구현되지 않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조희연 교육감은 “1차적으로 특수학교 부족현상은 최근 나래학교, 서진학교 개교와 함께 이번 동진학교 설립계획 확정으로 해소됐다”고 답했다. 동진학교가 설치되면 서울 25개 자치구 중 특수학교 미설치 구는 7곳이 된다. 조 교육감은 “최근 일반학교에 특수학급을 의무 설치하도록 하는 조례를 만들었기에 일반학교에서 장애학생이 함께 공부하는 공간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사정으로 장애학생 배치에 큰 변화가 생기기에 다른 구의 특수학교 설치 관련 장애학생 학부모와 협의하면서 계속 추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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